육군 39보병사단 장병들이 지난 2월 24일 경남 밀양군 일대 산불 현장에서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입사한 직원에게 군(軍) 복무 경력을 인정해 급여는 더 줘도 되지만, 승진할 때 유리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11일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 신청 기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인권위의 진정 기각 결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B 사단법인 공개 채용에 응시해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B 사단법인은 내부 규정으로 4년제 대학 졸업자에게 6급 10호봉을 부여하고, 군 경력이 2년인 경우 2호봉을 가산해 5급 12호봉으로 인정해줬다.

A씨는 이 같은 내부 규정이 남녀고용평등법으로 금지된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2024년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런데 인권위는 "제대 군인 여부에 따라 신규 직원의 초임 호봉을 달리 정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A씨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여성 등 군 경력이 없는 신입 직원은 4급 승진 시기가 2년 늦어지고, 연간 약 1400만원의 급여 차이가 발생하므로 B 사단법인의 인사 제도는 여성 근로자를 위법하게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군 경력 여부에 따라 남녀 연봉이 1400만원 차이가 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부당한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대군인법 제16조 제3항은 "취업 지원 실시 기관은 채용된 제대 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 복무 기간을 근무 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군 경력을 호봉에 반영해 더 빠르게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대군인법은 군 경력을 근무 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지, 승진에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B 사단법인은 A씨가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뒤인 2024년 12월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제대 군인 초임 호봉은 일반 대학 졸업자보다 2호봉 높게 하되, 임용 승급은 5급으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