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9일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뉴스1

그는 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무위원들에게 건넨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단전·단수를 시도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전·단수를 한다는 곳에 경찰이나 군인을 배치한 사실도 없고, 해당 문건도 본 적이 없다"며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헛웃음을 치기도 했다.

이어 '구두 지시도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단전·단수를) 할 생각도 없는데 구두로 왜 지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여론조사기관 꽃에 병력을 보낸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용현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민주당사와 여론조사기관 꽃에 가면 좋겠다'고 했지만, '민간기관은 안 된다'며 영장이 없으면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를 만류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이 유혈 사태 등 부처 소관 업무를 우려하며 계엄 서포를 숙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재판 말미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게 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알고 있었는지 직접 물었다. 그는 "국무회의 참석 국무위원 중 누구도 위헌·위법성을 떠올리지 않았고, 국민 반응과 후폭풍을 우려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이 전 장관 측의 최후변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협조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위증)도 받는다.

1심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위증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