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피라미드형 성폭력 범죄집단 '자경단'을 운영한 총책 김녹완(33·남) / 뉴스1 자료사진

역대 최대 텔레그램 성범죄 조직 '자경단' 총책 김녹완(33)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6부(재판장 이현경 부장판사)는 24일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성착취물·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불법 촬영물 이용 강요, 유사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에 고지할 것과 취업 제한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도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 9월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녹완이) 법정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지난 4~5년간 셀 수 없이 많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죄의 잔혹성과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텔레그램 기반 성범죄 조직 '자경단'을 운영하며 각종 성 착취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 착취물을 제작해 피해자만 261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사건 피해자(73명)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국내 사이버 성 착취 사건 중 최대 피해 규모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뉴스1

김씨는 피해자를 또 다른 범죄의 가해자로 활동하도록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SNS)에 성적인 게시물을 게시한 여성이나 소위 '지인 능욕'과 같은 성범죄를 시도하려는 남성들이 주요 협박 대상이었다. 김씨는 이들을 성적으로 착취할 뿐 아니라 새로운 피해자를 포섭해 오라고 협박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목사'라고 칭하고 조직원들에게 '전도사' 등의 직책을 부여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보고 이런 호칭에 빠졌다고 한다.

김씨는 16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아동·청소년이다. 범행 과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또 약 70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약 1700개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피해자가 포섭을 거부하면 SNS에 이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약 260개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공범을 통해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피해자의 성관계 영상을 전송하고, 피해자의 직장에까지 찾아가 협박을 일삼기도 하는 등 이 사건 전체 범행 과정에서 보여준 범행 수법 또한 매우 잔혹하고 악랄하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10명에게는 징역 2~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초범이고 피고인 10명 중 5명은 소년이며, 나머지도 갓 소년을 넘긴 비교적 어린 나이인 점, 김씨의 협박에 의해 범행에 가담하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범죄 집단 조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 외 나머지 피의자들이 범죄에 가담한 것은 김씨의 협박에서 비롯됐다"며 "함께 범죄를 할 공동의 목적으로 계속적인 결합체를 형성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김씨 외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집단활동죄도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