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인 20나노급 D램 공정기술자료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임원 출신 반도체 전문가 최진석(66)씨가 구속됐다. 앞서 최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삼성전자 복제공장’을 세우려 한 혐의로도 지난해 6월 구속됐다가 석방된 바 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5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최씨와 전직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온도, 압력 등 600여단계 공정에 관한 핵심 정보가 담긴 자료를 중국 청두가오전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이들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생산 공정에 관한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을 통째로 넘긴 수준으로 혐의를 파악하고 있다.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최씨는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앞서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삼성전자 복제공장’을 세우려 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됐다가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15일에 오씨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방어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보완수사를 거친 후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를 통해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이때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영장실질심사에도 검찰이 직접 출석해 범죄 혐의를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