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뉴스1

대법원이 도시가스 배관 매설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땅을 파 사고 위험을 일으켰다면 공사를 직접 수행한 업체뿐 아니라 맡긴 업체도 처벌해야 한다고 본 하급심 판결을 확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도시가스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이앤씨에 벌금 700만원을, 회사 직원 김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직접 굴착 작업을 수행한 지반조사업체와 소속 직원 권모씨도 각각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앞서 김씨와 권씨는 지난 2019년 9월 포항 부생가스 복합 발전설비 신설 프로젝트 지반조사를 위해 굴착 공사를 하면서 매설 상황을 한국가스안전공사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에 확인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굴착 공사는 포스코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포스코이앤씨가 도급인, 지반조사업체가 수급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들 법인은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받았다.

재판의 쟁점은 ‘굴착공사를 하려는 자’에 도급인도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굴착공사를 하려는 자는 사전에 굴착 지역에 도시가스 배관이 묻혀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1심 법원은 “굴착공사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공사 시행 과정을 지배하는 등으로 굴착공사 시공에 직접 개입한 자”로 해석해 포스코이앤씨와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처벌 대상에) 실제 굴착공사를 한 자뿐만 아니라 수급인의 업무에 관해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는 등 해당 굴착공사에 관한 업무 전반을 관리한 도급인도 포함된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도시가스사업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