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임직원들이 교보생명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에 유리하도록 주식 가격을 부풀려 평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상고심에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로 판결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2012년 회사 지분을 매입한 어피너티컨소시엄과 풋옵션 권리를 포함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어피니티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하는 대신,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가진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어피너티는 기한 내 교보생명 IPO가 이뤄지지 않자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하고 안진회계법인에 풋옵션 가격 평가를 맡겼다. 안진회계법인은 교보생명 주식의 1주당 가치를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신 회장은 어피너티의 풋옵션 행사가 무효라고 주장했고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어피너티 측은 국내외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 등은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어피너티 측으로부터 약 1억원을 받고 풋옵션 행사 가격을 부풀리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주식가치 평가 과정에서 의뢰인과 공모해 고의로 평가가격을 부풀렸다며 허위보고, 부정청탁 등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1·2심 모두 전문가적 판단 없이 어피너티 측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도 없었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며 "구 공인회계사법에서의 허위보고, 부정한 청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