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000660)가 2차 자사주 매입에 착수하면서 한동안 사라졌던 기업 매수세가 코스피 시장에 다시 유입됐다. 외국인도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삼성전자가 주주 환원 실망감에 4% 넘게 떨어지면서 29일 코스피 지수는 1%대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락을 막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끌어올릴 수 있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타 법인은 3383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1차 자사주 매입이 끝난 22~28일 기타 법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가 약 50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7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기타 법인 하루 평균 순매수는 9월 28~30일 약 1조6450억원, 이달 1~21일 약 7450억원으로 줄어든 뒤 최근 5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올해 주주 환원 규모를 약 100조원으로 제시하며 자사주 취득·소각에 6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날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약 2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했다. 약 10조원은 소각 등 주주 가치 제고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쓸 계획이다. 배당 기준일은 11월 30일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3분기 확정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이 기대한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새 주주 환원 정책 발표가 미뤄지면서 실망 매물이 출현했고, 전 거래일 대비 4.13% 내린 2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2.62% 오른 152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본업에 대한 시장의 의심은 없다"며 "본업보다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치 차이 때문에 단기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지난 분기와 달리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더 적극적이었고, 삼성전자는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기대가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재개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은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하방을 막아주는 역할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주가를 끌어올릴 정도인지는 업황 심리나 빅테크 가이던스가 더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환원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지지만, 일회성으로 보면 완충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 지수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항상 외국인 매도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상헌 연구원은 자사주보다 외국인 매도 완화가 지수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매도세는 진정되는 흐름이다. 외국인은 이날 75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27일(5610억원)과 28일(7690억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에 대한 급격한 매도세는 일단락되고 있다"면서도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될지는 여러 변수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이날 밤 발표되는 아마존 실적을 빅테크 투자 의지를 확인할 결정적인 변수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11월 증시 향방은 대외 변수와 내년 실적 전망에 달렸다고 봤다. 이상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고 이란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유가와 금리가 안정되면서 외국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바닥을 다지면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면 시장은 내년 실적 전망을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망이 낙관적이면 반등이 이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변동성 장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