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저축·종신보험이 암 보장과 목돈 활용 기능을 더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낮은 수익률과 장기 유지 부담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자 가입자가 생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3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월납 저축성 보험 초회 보험료는 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6% 줄었다. 초회 보험료는 가입자가 계약 후 처음 낸 보험료로, 신규 판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종신보험의 상반기 초회 보험료도 지난해 3622억원에서 올해 3417억원으로 5.7% 감소했다. 2024년(4888억원)과 비교하면 30.1% 줄었다.

저축성 보험은 목돈이나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보험으로, 연금보험이 대표적이다. 일반 연금보험은 안정성을 중시해 채권 위주로 운용하다 보니 연금저축펀드보다 기대 수익률이 낮고, 납입 시 세액공제 혜택도 없어 수요 확보에 한계가 있다. 종신보험 역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유족 생계보다 본인의 치료비와 생활 자금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아져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암·치매 등 건강 보장과 목돈 활용 기능을 결합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다음 달 2일 '신한슈퍼SOL라이프스위칭저축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에 가입 후 자금을 납입하다가 암·치매 등 보장이 필요해지면 쌓인 적립금으로 관련 특약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초 가입 시 심사를 받으면 이후 추가 심사 없이 특약에 가입할 수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6월 노후 자금 활용도를 높인 'MAX 연금다운 연금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를 모두 낸 후 연금 개시 시점에 일정 한도 안에서 목돈을 꺼내 자녀 교육비나 의료비 등에 쓸 수 있다. 남은 재원으로 평생 연금을 받는다.
종신보험도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치료비나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 14일 '필요할 때 쓰는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계약 유지 기간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가입 금액의 최대 210%까지 늘어나는데, 보험료를 모두 낸 뒤에는 원하는 시점에 납입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받거나 나눠 쓸 수 있다. 이 경우 사망보험금은 줄어들지만, 잔여 금액은 평생 유지된다.
삼성생명(032830)은 자금을 인출한 뒤에도 최초 가입 금액 이상의 사망 보장을 유지하는 '골든종신보험'을 지난 14일 개정 출시했다. 자금 활용 목적에 따라 유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암 보장형을 선택할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 중 암 진단을 받으면 매년 납입 보험료의 최대 20%씩, 10년간 최대 200%를 인출할 수 있다. 진단 이후에는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입 당시 정해진 보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보험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 기능을 다양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