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부터 우리 증시를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 담았다. 우리 증시가 사상 처음 8000포인트를 넘어 급등할 때 줄곧 우리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이 한달여 만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우리 증시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코스피 지수가 4% 넘게 오른 11일, 외국인 투자자는 25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2조6000억원(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합) 순매수하며 25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포지션을 바꿨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24거래일 연속 총 75조5700억원의 물량을 코스피 시장에 순매도했다. 오랜만에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자 지수가 큰 폭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가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일각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이 다소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진다면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는 지금 상황에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요즘처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국내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자금 유입과 함께 상장사 실적과 대외 변수가 장기적으로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안정·진정 여부, 미국과 이란간 갈등 봉합 여부, 미국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글로벌 자금 흐름 등에 따른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 만으로 국내 증시 향방을 가늠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 증시 탄력이 더 강해지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시장 방향성을 외국인 매수세가 결정한다기보다 강도를 좀 더 높이는 수준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