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상승장에서 한국인이 유독 심하게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는 이유요? 사회적 비교 때문입니다. 내가 잘했다는 것에 기뻐하기보다 저 사람보다 덜 했다는 것에 속상한 거죠."

1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이기자의 취재수첩'에 출연한 지나영 미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전 교수의 진단이다. 현재 지마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지 전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참석차 방한했다.

지나영 미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전 교수

-주식 시장 포모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건가.

"주가가 떨어지면 내 가치도 떨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단기 체크하는 습관이 포모 현상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주식은 원래 변동성이 많다.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답은 그만큼 계속 체크하지 않는 거다. 물론 주식 투자가 중독성이 있어 실천하기 어렵다는 건 인정한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꾸 보고 싶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그러니까 나는 왜 이러지 하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한국 시장이 유독 포모 현상이 심하다는 분석이 있다.

''사회적 비교'가 더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내가 10% 수익을 냈어도 100% 오른 사람을 보면 슬퍼진다. 내가 잘했다는 것에 기뻐하기보다 저 사람보다 덜했다는 것에 속상한 거다. 그 이유로 한국 사회의 균일성을 꼽을 수 있다. 외모부터 키, 사이즈까지 굉장히 균일한 편이고 교육 정도, 사는 정도도 대체로 비슷하다. 다양성이 많은 사회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감정의 비대칭도 있다. 내가 더 잘했을 때 기쁜 감정이 플러스 1이라면 내가 더 못했을 때 억울하고 속상한 감정은 마이너스 5 정도 된다. 손실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거다. 그러니까 잘했을 때도 별로 큰 기쁨이 없고 못했을 때 더 크게 자기 비하를 하게 된다. 이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사회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나.

"이런 문화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벌써 '너희 집 몇 평이니, 무슨 아파트 사니, 차는 뭐냐' 이런 말을 한다. 어른들이 '나 3억원 넣어서 얼마 됐어, 너는 몇 퍼센트 벌었어?' 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이미 경제적으로 '사회적 비교'를 하고 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혐오 현상도 강하게 나타난다. 사랑받고 삶이 행복한 사람이 말도 안 되는 혐오를 발산할 이유가 없다."

-한국 주식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레버리지 투자를 즐긴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오징어 게임식 투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도파민 중독이다. 올라갈 때 그 짜릿한 쾌감을 한 번 경험하면 그 쾌감을 또 찾게 된다. 문제는 기대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한 번 큰 수익을 경험했으면 그 기쁨을 찾기 위해 더 많이 하게 되는 거다. 도파민이 높게 나오는 사람은 그 중간만 나와도 괴로울 수 있다. 그 상태까지 되면 고통은 훨씬 더 심해진다."

지 전 교수는 ADHD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본인도 ADHD가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최근 주식 앱과 숏폼 등을 자주 보다 보니 집중력이 없어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인 ADHD가 늘고 있는 건가?

"폰이 자꾸 울리고 숏폼이 계속 뜨면서 집중이 사라지는 건 '주의 산만성(Distractibility)'이다. 외부 자극이 집중을 가져가는 거다. ADHD가 있는 사람은 이 증상이 커서 작은 소리, 작은 자극에도 훨씬 더 많이 산만해지지만 이 두 가지는 다르다. 숏폼을 많이 본다고 ADHD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ADHD 성향이 있는 사람이 그쪽으로 더 빠져들게 된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ADHD가 있는 사람은 보통의 동기에 도파민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자기가 진짜 흥미 있는 것에서만 도파민이 올라간다. 따라서 자기가 흥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식 시장 변동성 등으로 불안할 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감사를 시작하는 거다.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로토닌이 올라가면 마음이 안정되고 몸이 편안해진다. 언어 습관도 바꿔보는 것도 좋다. '해야 돼'가 아니라 '할 수 있다니'로 바꾸는 거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