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가가 부진했던 은행주(株)가 금리 인상 기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국내 은행주가 글로벌 은행주에 비해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진단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 등이 주가 상승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폭등, 은행주는 8%대 하락
은행주는 최근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 은행 종목들로 구성된 'KRX 은행'은 지난달 8.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2% 폭등하는 동안 되레 하락했다.
올해로 놓고 보면 KRX은행은 지난 1월 2일 1303.78에서 지난달 29일 1492.32까지 올랐다. 14.46%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KRX 정보기술은 205.83%, KRX반도체는 163.34% 폭등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않은 KRX건설(96.22%)·KRX자동차(65.02%)·KRX에너지화학(29.47%) 등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제한됐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들로 수급이 몰리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호재가 없었던 은행주들이 소외를 받은 결과란 해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내 쏠림 현상이 길어지자 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마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은행주 순매도에 가담하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전 기대감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소외 현상이 가속화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금리 인상, 반등의 신호탄 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상이 은행주의 반등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최근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하반기 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취임 후 열린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러한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 업계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과 저평가에 대한 인식도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 업계는 양호한 이익 창출 능력, 자본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주주 환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비과세·분리과세 배당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 업종은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저평가 상태"라며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코스피 내 은행 업종 비율은 3.3%까지 하락했다.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고려해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했다.
다만, 증권주의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환율 안정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과 확장 재정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금리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고, 금리 상승기에 은행주는 강세를 보여왔다"면서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안정화와 은행주의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와야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