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상 초유의 8000포인트 시대를 열어젖히며 새 역사를 썼다. 단순한 숫자 돌파를 넘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하고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의 약세를 비웃듯 개장 10분 만에 8000선을 터치했다. 오전 9시 50분 기준, 지수는 전일 대비 0.42% 하락한 7947.26으로 밀려났지만 이는 심리적 저항선을 확인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8천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코스피 8000선 안착을 두고 시장의 수급은 주체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고점 도달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개인과 연기금이 이를 소화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6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924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여기에 연기금이 55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대형주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모두 1%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그룹주가 로봇·피지컬 AI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003550)는 장 초반 15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G전자(15.21%), LG씨엔에스(6.39%), LG디스플레이(2.74%) 등이 오름세다.

최근 황제주 반열에 오른 삼성전기도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따른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 기대감에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시장은 1.31% 내린 1175.48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6.14포인트(0.52%) 오른 1197.23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는 오르고 있지만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코오롱티슈진 등은 하락세다.

간밤 뉴욕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도 지난 2월 11일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0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주요 기술·금융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14일(현지 시각)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중) 양측은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 군사화나 사용료 징수를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기술주 강세도 이어졌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도 0.46% 오르며 반도체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