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005930) 노조의 주장이 회사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이 노조 파업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 설정이 단기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씨티그룹 피터 리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6.3%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결의대회./연합뉴스

리 애널리스트는 고조되는 노사 갈등에 따라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삼성전자의 2026~2027년 영업이익이 당초 추정보다 각각 10~11%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리 애널리스트는 "2027년 메모리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메모리 사이클 강세 자체는 시장 컨센서스와 부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객사들이 이미 내년 물량을 먼저 주문할 정도로 수요 초과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역시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는 "단기 실적 가시성 측면에서는 보수적 시각을 견지한다"고 했다. 노조 리스크가 단기 실적에 작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HBM4 등 차세대 제품의 양산 승인 시점과 경쟁사의 공격적 메모리·파운드리 투자에 따른 가격 압박, 원화 강세 전환에 따른 실적 하방 압력도 리스크 요인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상한선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영업이익의 15%는 45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까지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