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등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이 국내로 복귀하는 흐름도 영향을 줬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서학개미 자금이 국내로 유턴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0일 국내 개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 13억9618만달러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파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올해 1월 50억299만달러에서 2월 39억4905만달러, 3월 16억9150만달러로 점차 줄어들어 왔는데, 이제는 아예 '팔자' 분위기인 것이다.
미국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된 반면,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기대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를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미국 S&P 500 지수는 8.9% 상승했는데, 국내 코스피는 26.4% 올랐다.
세금 혜택을 내세운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제도 시행도 서학개미 투자금을 국내로 돌아오는 촉매 역할을 했다. RIA는 해외 주식을 처분하고 그 돈을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5월 31일까지 복귀하면 100%, 7월 말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 세금이 줄어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RIA 계좌 수는 15만5586개, 예치금은 9677억원으로 집계됐다. RIA가 지난달 23일 출시됐는데, 한 달 안 돼 1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는 뜻이다. 전액 공제 시한인 5월 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국 주식이 미국 등 해외 주식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RIA 계좌로 자금 유입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 주식 시장이 전쟁 충격을 딛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서학개미들이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