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광명전기(017040)를 직접 지배하던 피앤씨테크가 '에이치케이홀딩스'라는 유한회사를 설립해, 광명전기를 간접 지배하는 구조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광명전기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까지 놓이자 회사가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피앤씨테크(237750)는 보유하고 있는 광명전기 지분 23.66%를 에이치케이홀딩스에 장외 매도한다고 20일 밝혔다. 매각가는 1주당 1200원. 지난 3월 설립된 에이치케이홀딩스는 '유한회사'로, 피앤씨테크는 광명전기 주식을 에이치케이홀딩스에 매각하며 얻은 대금을 채권으로 출자전환해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 98.4%를 보유하게 된다.
피앤씨테크가 광명전기 지분을 직접 보유하던 것을 중간 회사를 끼워 넣어 간접지배하는 구조로 변경한 것이다.
피앤씨테크(237750)가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광명전기 지배구조를 바꾸는 이유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광명전기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당초 광명전기의 최대주주는 조광식 피앤씨테크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2024년 회사 경영권을 나반홀딩스에 매각한 뒤 1년여 만에 웃돈을 주고 회사를 되사왔다. 당시 조 회장의 회사 매각과 재인수를 두고 구설이 많았는데, 더 큰 문제는 회사를 되사온 피앤씨테크가 광명전기의 최대주주가 되고도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피앤씨테크로 최대주주가 바뀐 직후 광명전기 이사진은 심각한 자금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장내 매수를 통해 피앤씨테크 지분 10.1%를 확보했다. 새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상법에 따르면 두 회사가 상호 주식을 10분의 1을 초과해 소유한 경우, 해당 주식은 '상호주'로 분류돼 양쪽의 의결권이 모두 제한된다. 피앤씨테크가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피앤씨테크가 광명전기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면서 인수 절차도 차질을 빚고 있다. 피앤씨테크가 광명전기의 이사회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중도금과 잔금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
분쟁이 길어지는 사이 광명전기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최근 광명전기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2025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기준이 해당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달 말까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퇴출 절차가 진행된다.
광명전기는 지난해 말 기준 7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00억원 초과하고 있다.
특히 광명전기는 과거 참여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책임준공 사업장과 관련해 대규모 대손상각비를 인식하고 있다. 회사는 "할인 분양을 통한 분양대금 회수, PF 대출금 만기 연장과 리파이낸싱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지만, 외부 감사인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할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정상적인 사업을 통해 자산을 회수하고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앤씨테크가 유한회사를 설립해 광명전기 지분을 넘긴 것은 향후 광명전기 매각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한회사는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이 어려운 대신 외부감사와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매각 등 거래 과정이 간소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이번 거래를 통해 광명전기의 악화된 재무 리스크가 피앤씨테크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화벽'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피앤씨테크는 "광명전기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