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전쟁의 향방에 대해 시선이 쏠린다. 당초 양국이 종전 합의에 근접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다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주에는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기업의 실적 발표도 대기 중이다. 특히 오는 23일에 실적 발표가 예정된 SK하이닉스가 '실적 서프라이즈'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지난주는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이 무산됐지만, 국내 증시는 2차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인 한 주였다.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처음으로 장이 열린 지난 13일 코스피 지수는 0.8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후 종전 기대감에 지난 16일에는 6226.05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6200선을 넘긴 것은 33거래일 만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을 앞두고 소폭 하락한 6191.92로 일주일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역시 전쟁의 향방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은 오는 21일(현지 시각)에 종료된다. 이에 처음에는 21일 이전에 2차 종전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18일(현지 시각)부터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저녁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다고 밝혔고 이란의 외무차관도 미국과 2차 종전 협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드론이 미국과 시온주의 범죄자(이스라엘)들을 향해 번개처럼 타격을 가하듯, 용맹한 해군 역시 적들에게 새로운 쓰라린 패배를 안길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2일까지 이란과 종전 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휴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이란의 협상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주말인 18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상황실 회의를 소집했다는 외신 보도도 전해졌다.
다만 양측 모두에게 전쟁 재개가 부담스러운 선택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휴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지만 양측 모두에게 전쟁 재개는 부담스러워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1차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과 같은 조치가 다시 나올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협상 타결을 위한 레버리지로 해석하면서 전체적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낸 만큼 SK하이닉스도 실적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 40조원 상회 여부가 관건"이라며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예상치를 뛰어넘을 경우,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매력과 모멘텀(상승 동력) 강화 기대가 배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는 21일(현지 시각)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의 청문회도 대기 중이다. 시장은 기준금리와 연준 자산 등 신임 의장 후보의 통화 정책 견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청문회에서 워시 지명자는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종전 낙관론이 확대됐지만 국제 유가가 여전히 90달러 선에 머무르는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면 핵심 소비는 이란 협상 불확실성과 고유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도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오는 21일에는 미국에서 3월 소매판매 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월 대비 1.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0.2%포인트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실질 소매판매가 얼마나 선방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에너지 물가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지 않은 만큼,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빠르게 완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오는 21일에 공개되는 한국 20일 수출도 주목해야 한다. 코스피의 일평균 수출 금액과 코스피 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0.7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20일 일평균 수출액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한다면 코스피 지수의 상승 탄력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10일까지 수출 증가율은 36.7%로 전체 수출과 반도체 수출 동시에 수출액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