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괴리율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등락 장세에서 ETF 시장 가격이 실제 자산 가치와 동떨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 시 반드시 괴리율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 가격과 정규 시장 거래시간 종료 시 산출되는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실시간 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이다. 괴리율이 양(+)이면 ETF 가격이 실제 자산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상태이고, 음(-)이면 반대로 실제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행 규정상 국내 자산 ETF는 1%, 해외 자산 ETF는 2%를 초과할 경우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3월 3~12일)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4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괴리율 초과공시는 372건으로, 3월의 반도 지나지 않아 이미 전달 수치를 넘어선 셈이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ETF 시장 가격과 순자산 가치 간 차이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정 가치가 실시간으로 반영되기 어려워지고, 이들을 편입 종목으로 두는 ETF의 괴리율도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3일 7%, 4일 12% 급락한 뒤 5일 9% 반등했고, 이후에도 9일 5% 하락, 10일 5% 상승하는 등 급등락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닥 역시 4일 14% 급락한 뒤 5일 14% 반등했고 9일 4% 하락 후 10일 3% 상승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ETF 괴리율이 확대돼 투자 위험도 동반 상승한다. 괴리율이 벌어진 상태에서 거래할 경우,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게 되어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변동성 장세에서는 ETF 가격이 NAV에 수렴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가격 조정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만 일부 투자자는 이 같은 변동성을 단기 매매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ETF 회전율(손바뀜)이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의 이달 평균 회전율은 약 20%로 최근 1년 평균인 7.02%의 3배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인버스'의 이달 회전율은 약 98%였는데 이는 최근 1년 평균(22.13%)의 5배 수준이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활용한 방향성 투자도 늘고 있다. 이번 달(3월 3~11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움직임에 투자하는 ETF 거래 대금은 총 84조6964억원이다. 이 가운데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등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상품의 거래 대금은 36조3010억원으로, 전체 지수 ETF 거래의 약 43%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에 ETF에 투자할 경우 괴리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연구원은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다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변동장에서는 괴리율 폭을 보고 예상되는 차익이 투자 요인이 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괴리율만을 근거로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도 "괴리율이 플러스(+)라고 해서 반드시 가격이 하락하거나, 마이너스(-)라고 해서 상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생각으로 매수했다가 괴리율이 더 확대되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