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19일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 6.1% 하락한 6만3100원, 15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9000억원 넘게 쏟아지면서 이날 1년 내 최저가(6만2200원)를 찍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하루에만 240만주 넘는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장중 한때 1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나타난 주가 하락은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보고서 영향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는 추석 연휴 중이던 지난 15일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내렸다. 목표 주가도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역시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달부터 한국 반도체 업종이 정점을 지났다는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근거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스마트폰과 PC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약해지면서 평균 판매단가가 올해 말부터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통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또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모건스탠리 분석이 과도하게 비관적이라는 반박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모건스탠리가 지난 2021년 반도체 업황 침체기도 맞췄던 만큼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시가총액 1~2위 종목은 동반 하락해 마감했지만, 코스피는 전날보다 0.21% 오른 2580.8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