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표 지수 중 하나인 니프티50이 올해만 26% 상승한 가운데, 국내 운용사들이 인도에 베팅하는 금융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주관이 가미되는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부터 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펀드까지 다양하다. 인도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 드라이브, 급속한 도시화와 소비 증대 등으로 향후에도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 다만 해외 증권가에서는 “최근 몇 달간 인도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둔화되면서 당분간 쉬어갈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치솟는 인도 증시… 1년 수익률 최대 44%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인도 최대 기업 50곳의 가중평균을 나타내는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50은 지난 1년간(9월 13일 기준) 26.5%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5%), 닛케이(12.1%) 지수보다 상승률이 높고, 미국 S&P500(25.4%)의 성과보다도 높다.

인도 증시가 활황을 보이며 국내에서 설정된 인도 주식 펀드로도 투자금이 몰렸다. 1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 인도 주식 펀드 32개로 1조1300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유입액이 유출액보다 많은 것)됐다. 최근 한 달간 순유입액만 1860억원 규모다. 펀드 1년 평균 수익률도 28.4%에 달한다.

니프티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성과도 높다. 상장 1년이 지난 인도 ETF들을 대상으로 1년 수익률(지난 13일 기준)을 살펴보면,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과 ’KODEX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은 각각 44%, 44.4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TIGER 인도니프티50′은 22.5%, ‘KODEX 인도니프티50′은 23.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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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형 ETF’도 등장

인도가 투자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인도 투자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0일 액티브형 인도 ETF인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상장했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형과 달리 펀드매니저가 30% 범위 내에서 투자 종목과 비율을 조정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ETF는 과거 중국 고도 성장기에 주가가 크게 올랐던 업종과 기업을 참고 기준으로 인도에서 가전(볼타스), 자동차(마힌드라), 헬스케어(아폴로) 3개 분야에서 기업을 뽑아내 10~17%씩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경제 성장으로 국민 소득이 늘면 이러한 소비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인도 소비재 기업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 주가 수익과 배당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일 니프티50에 투자하는 ‘KB스타 인도 Nifty50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액티브 펀드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인도 대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니프티50 지수를 따라가는 ETF 상품은 있었지만 니프티50 인덱스 펀드는 처음”이라고 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점유율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인도 대기업, 소비재 판매 상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5월 출시한 ‘KODEX 인도타타그룹’은 ‘인도의 삼성’이라 불리는 대기업 타타그룹 산하 소비재, IT 등 10개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상장 후 누적 수익률은 9.8%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같은 달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를 내놨다. 상장 후 수익률은 11% 수준이다. 인도는 GDP 내 민간 소비지출 비중이 60%를 넘는 소비 주도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 포커스를 뒀다.

◇고평가 우려는 주의해야

시장에서는 인도 모디 총리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국내외 기업에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라는 지원금을 주는 등 제조업 부흥책을 적극 시행하는 만큼 향후에도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프라 강화 정책, 도시화 정책 등으로 방산, 인프라, 신재생 섹터와 철강, 기계설비 등 자본재 등이 집중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해외 금융투자 업계를 중심으로 “인도 증시가 현재 단기적 과열 상태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3배로, 신흥국 평균(12배)의 두 배에 달하는 상태로 증시 고평가 상태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JP모건도 지난 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몇 달간 인도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5~6월 평균 포트폴리오 순유입은 17억달러로, 올해 1분기(1~3월)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