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여 만에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서며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선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가 2650선을 회복하는지에 따라 단기 방향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긴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지수의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관건은 코스피지수가 2650~2660선을 돌파·안착하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가 (2650선을) 돌파·안착하면 박스권 등락이 가능하겠지만, 저항으로 하락 반전하면 9월 저점(장 중 2490) 밑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준은 밤사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4.75%~5.00%로 0.5%포인트 낮췄다. FOMC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급등했으나, 약세로 돌아서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여전히 견고하고 고용도 정상화하는 과정임을 피력했지만, 지난달 잭슨홀 미팅 때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약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이후 경기 상황이 침체로 갈지, 연착륙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흐름에서 보면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전개는 세계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 동력이 됐다”며 “1995년, 1998년, 2019년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에도 경기에 대한 논란과 금융권 불안에 증시가 금리 인하 전후로 흔들렸으나, 6개월~1년 시계열로 보면 저점 대비 20~30% 상승했다”고 했다.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남아있다. 당장 오는 20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지켜봐야 한다. 엔화 강세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상품에 투자하는 방법)’가 추가로 청산될 수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35엔대까지 하락(엔화 강세)할 수 있다”며 “BOJ가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BOJ 총재가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의 입장을 피력하고 오는 27일 예정인 자민당 총재 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금리 인상 발언이 이어지면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시장 역시 오는 10월과 11월 경제 지표를 토대로 미국 경기 연착륙 여부가 증명돼야 하는 상황이다. 종합해 볼 때 국내 주식 비중을 당장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연구원의 조언이다. 그는 “코스피지수 2600선 이상부터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저점 매수 시점을 잡아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