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가계 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2조2000억원가량으로 전달에 비해 줄었다. 다만 주간 단위로 보면 대출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본격 둔화를 자신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어난 것이다. 앞서 8월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이 8조9115억원가량 늘어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주춤했다.
지난 7월부터 시중은행들은 가계 대출 금리를 올리며 대출 문턱을 높였고, 8월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만기 축소나 조건부 전세 자금 대출 중단 등 대출 억제 정책을 내놓았는데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신용 대출은 104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가팔라졌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지난 5일까지는 8835억원이었는데, 6~12일에는 1조2937억원으로 증가 폭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주택 거래 시점에서 두세달 정도 시차를 두고 집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계 대출 관련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주택 거래량은 지난 7월에도 큰 폭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매매는 5만4732건으로 6월과 비교해 26%가량 증가했다. 이 중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의 경우 7월 9518건으로 전 달에 비해 5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