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최근 미국 증시 등에 투자하는 외화 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외화 전담조직을 팀에서 부서 규모로 확대 개편하고 다양한 운용 수단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말 홍콩 사무소를 새롭게 열어 해외 거점을 통한 효율적인 외화예탁금 관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달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외화 전담조직을 팀에서 부서로 확대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외화예탁금은 해외국채와 역외예금 편입 등 운용 수단을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9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제공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유일한 증권금융 전담 기관이다. 증권금융 업무와 투자자 예탁금 신탁 업무 등을 맡는다. 2021년부터는 원화예탁금뿐 아니라 외화예탁금도 관리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을 예치하면 증권금융은 이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증권사에 지급한다.

김 사장은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체의 고객자금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으나, 자본시장의 투자자 예탁금은 증권금융이 전담 관리한다”며 “증권사에 신용위험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 자금은) 안전하게 관리된다”고 했다.

증권금융은 외화예탁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 자산도 확대한다. 지난 8월 말 기준 증권금융이 보유한 외화예탁금은 7조9000억원이다. 김 사장은 “현재 증권금융은 외화예금 위주로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수익률 제고를 위해 머니마켓펀드(MMF)와 스왑(장외파생상품)의 운용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국채와 역외예금 편입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에 맞춰 증권금융도 해외 거점을 만들고, 외화예탁금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에는 홍콩 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김 사장은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사무소 인가까지 받아놓은 상황”이라며 “현지법인 형태 등 본격적 비즈니스를 위한 인가를 더 취득한 뒤 실제 업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규모를 늘리겠다고도 했다. 증권사 유동성 공급 규모를 전년 대비 4조2000억원 증대한 30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증권사 수요에 맞춰 만기·금리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담보 부족 시 해외증권 등 담보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 등으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와 제휴·협력이 가능한 토큰증권 관련 사업도 발굴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중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에 대한 여야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김 사장은 증권금융에 예치될 예정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예탁금 관리를 위해 제도·시스템 구축 방안을 관계기관과 꾸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회사 전반에 걸쳐 디지털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소통이 자유로운 조직 문화, 대외적으로는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사회 안전판의 역할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