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로덕츠의 중국 루안 청정 에너지 회사. /에어프로덕츠

몸값이 수조원에 달하는 두 산업 가스 회사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SK스페셜티가 같은 날 나란히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받았다.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두 곳에 모두 출사표를 던지며 눈길을 끌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페셜티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원매자들에게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그동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온 한앤컴퍼니와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한앤코는 매각 측과의 가격 협상에서 진도를 내고 있었으나, SK(주) 측이 돌연 공개 매각으로 선회한 바 있다. SK스페셜티는 SK(주)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SK스페셜티 기업가치는 3조~4조원 수준이다. SK(주)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는 약 12조4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만약 SK스페셜티를 이 가격에 매각하게 되면 부채를 단번에 대폭 줄일 수 있다.

SK스페셜티의 예비입찰 시한이 이날 오전 11시이긴 했지만, 회사 측은 문을 좀 더 열어놓기로 했다. 워낙 적은 후보들에게만 의사를 타진해 왔던 만큼, 추석 연휴 이후에 들어오는 LOI도 받겠다는 것이다.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까지 거론되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도 이날 예비입찰을 진행 중이다. 오후 8시까지 받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받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등이 LOI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글로벌 기업 에어프로덕츠의 100% 자회사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대에 육박한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임한 상태다.

KKR의 경우 김양한 파트너가 이끄는 인프라 팀에서 이번 딜을 주도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KKR의 행보를 주목해 왔다. 이미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KB증권 등 인수금융 주선사들과 손을 잡은 상태다.

KKR은 에어프로덕츠 본사 측이 매각을 정식 추진하기 전부터 인수를 염두에 두고 매각 쪽과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모기업 에어프로덕츠의 회장과도 인연이 있다. 세이피 가세미 에어프로덕츠 회장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록우드홀딩스 회장을 맡았는데, 당시 록우드홀딩스의 대주주가 KKR이었다. KKR은 이듬해 록우드홀딩스를 앨버말에 매각한 바 있다.

두 대어에 모두 도전한 MBK파트너스도 눈길을 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를 인수해 맥쿼리자산운용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력이 있다. 1조8000억원에 사서 2년 만에 2조5000억원에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