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원유니버스페스티벌

#1. 지난 주말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는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4′가 열렸습니다. 제2의 아리아나 그란데로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가수 타일라부터 틱톡(숏폼 소셜미디어) 100억뷰의 주인공이자 랩에서 “독도”를 외쳐 더 유명한 래퍼 아르마니 화이트까지 세계적인 가수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그 앞에서 사람들은 맥주 한 잔을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폭죽이 터지고 분위기가 끌어 오르자 서로를 껴안고 키스를 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압구정 로코컴플렉스에서 열린 '백야드 페스티벌'

#2.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서울 압구정 로데오에 있는 로코 콤플렉스 뒷마당에서는 ‘백야드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딥플로우, 쿤타, 행주, 치타, 슬리피와 리쿼 등 국내 대표 래퍼들은 공연을 하고 바로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다른 가수의 공연을 감상했습니다. 이 페스티벌의 티켓비는 무료! 진짜 미 LA 힙합 가수 저택에서 열린 프라이빗 파티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여기 힙해 첫 회는 1년 전 양양 풀파티 기사였습니다. 전국에 있는 힙한 사람들은 모두 양양 풀파티에 모인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러나 1년 후인 올 여름, 그들은 양양까지 갈 시간이 없습니다. 매주 전국에서 ‘페스티벌 파티’가 열리고 있거든요. 휴가를 페스티벌로 간다고 해서 ‘페스티벌 바캉스’라는 말도 유행입니다. 페스티벌은 어떻게 운영되고 수익을 낼까요? 돈이 되는 여기 힙해 열 일곱번째 이야기는 ‘페스티벌의 경제학’입니다.

보통 뮤직 페스티벌의 티켓비는 1일 10만원 선입니다. 별도의 좌석이 있지는 않고, 현장에서 파는 음료와 음식을 사 먹으며 무대 앞에 서서 공연을 즐깁니다. 보통 낮부터 밤 10시 정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가수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EDM(전자 음악)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DJ들이 오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스티벌은 티켓으로는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료 관객수가 5만명으로 많은 편이었던 월드디제이페스티벌도 큰 수익은 안 남는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섭외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인데요.

펜타포트락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보이는 'KB국민카드' 로고.

그러다보니 페스티벌은 메인 스폰서를 잡는 것이 관건입니다. 원유니버스페스티벌의 메인 스폰서는 ‘아디다스’입니다. 워터밤은 ‘스프라이트’구요.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KB 국민카드’입니다. 그래서 원래는 펜타포트에서 결제가 KB국민카드로만 가능했습니다. 올해는 타 카드도 가능한 대신, KB국민카드를 10%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요. 올해 펜타포트 관객수는 15만명. 이들이 락페를 즐기기 위해 KB국민카드를 신청할 테니, 단기간 카드 신청자수로는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스티벌에서는 음악만 듣지 않습니다. 보통 음식물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먹고 마시는 것을 안에서 해결하는데요. 맥주와 하이볼 등은 1만원 안팎, 음식은 1~2만원 선입니다. 타지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즐기기 위해 숙박도 해결을 해아 합니다. 그러다보니 페스티벌로 유발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인천시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로 유발되는 경제효과가 4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합니다. ‘워터밤 속초’가 속초 지역에 일으킨 경제 효과는 100억원 이상,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360억원으로 추정합니다. 올 여름 매 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으니, 전국적인 경제 유발 효과는 수천억원대입니다.

원유니버스 VIP라운지

VIP 손님 매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무대 옆에 마련된 VIP라운지의 기본 티켓은 200만원부터, 비싼 술들은 몇 천만원대까지도 판매된다고 합니다. 지난번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울트라 코리아 2024′는 VIP 라운지를 호텔 내에 있는 클럽 크로마와 연계해서 진행했는데 억대 술이 팔리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손님은 개인 전용기를 타고 온 중국인 손님이었다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일지는 모르나, 국내에서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수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는 “올 6월부터 8월까지 여름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 여행객의 검색량이 증가했는데, “이런 검색량 증가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워터밤 대구, 인천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등 인기가 높은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에 즈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오오카 히로토 아고다 북아시아 서플라이 부문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흥미로운 행사와 경험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가 많아지면서 아시아 지역의 문화 행사를 위한 여행이 점점 더 각광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양상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K팝은 물론 K-푸드, K- 뷰티 등 한국의 관광 강점이 문화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K-컬처는 한국의 인바운드 여행 산업의 잠재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아고다 데이터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의 경우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에 제로베이스원, 보이넥스트도어 등 해외 팬층이 두터운 케이팝 아이돌의 출연으로, 행사가 개최된 6월 7일에서 9일 중에 부산 숙박을 위한 외국인의 검색은 작년 동기간 대비 158%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워터밤 개최 기간 동안의 대구 검색량은 전년 동기대비 270% 증가했다고 하고요. 8월 2~4일 인천에서 열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경우, 인천 검색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배가 증가했으며,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미국 등이 최다 검색 국가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앞으로 국내 많은 페스티벌들이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거듭나고, 이를 보기 위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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