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2024 Olympics - Artistic Gymnastics - Women's Podium Training - Bercy Arena, Paris, France - July 25, 2024. Alexa Moreno of Mexico during training REUTERS.

#1.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예선장. 멕시코 국가대표 알렉사 모레노 선수가 입장합니다. 2018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받아 멕시코 체조 선수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된 그녀는 현지에서 김연아급 사랑을 받는 국민 선수입니다.

붉은 옷을 입은 그녀가 경기장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동작을 시작합니다. 뒤집고, 뒤틀고, 구르기. 그런데 배경 음악이 익숙합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5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 K팝 대표 그룹이 된 ‘스트레이 키즈’의 대표곡인 ‘특’, ‘매니악’, ‘락’ 메들리입니다. 그녀의 스트레이 키즈 사랑은 멕시코 신문에 대서특필되기도 했습니다.

스트레이키즈.

#2. 같은 날 일본 최대 경기장 닛산스타디움. 한 번에 7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모든 가수들의 꿈의 무대인 이곳에 동방신기, 세븐틴에 이어 K팝 가수 중 세 번째이자, 여가수 최초로 그들이 올랐습니다. ‘트와이스’입니다. 이틀 대관 기준, 관객 수 14만 명을 동원해야 공연이 가능한 곳. 체감 온도 34도의 극악의 폭염에도 관객석은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찼습니다.

데뷔한 지 9년차, 한국에 이어 일본의 국민가수가 된 그들은 여러 장의 앨범을 낸 만큼 셋리스트가 풍성했습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곡들을 합쳐 29곡을 선보였습니다. 대표 곡인 ‘TT’, ‘팬시’ 등에서 현지 팬들은 한국어 떼창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지난 1년 3개월 간 진행된 ‘레디 투 비 월드투어’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합니다. 해당 투어로 모인 글로벌 원스(팬덤)는 약 150만 명입니다.

닛산 스타디움의 트와이스.

지난해 상반기 JYP 주가는 약 116%가 상승한 최고의 주식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6개월간 JYP 주가는 25.69%가 하락하며 지난 2일 5만64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JYP 주가 하락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시 오를 수 있을까요? 돈이 되는 여기 힙해 열 네번째 이야기는 ‘JYP 엔터테인먼트’입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지난 4일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한 밴드가 무대에 등장하자 팬들이 함성을 지릅니다. 이날을 위해 며칠 전부터 밤샘 대기를 한 팬들입니다.(주최 측의 지시로 해산하긴 했지만)

펜타포트 데이식스

이들의 이름은 데이식스. 2015년 탄생한 JYP 첫 밴드입니다. 당시 JYP 연습생 중 가장 노래를 잘하던 성진이 춤을 못 추자, 전략을 바꿔 보컬리스트였던 영케이와 원필과 함께 밴드로 데뷔했습니다. 밴드가 되기 위해서는 직접 노래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며 2012년부터 한 달에 두 곡씩, 총 100여곡을 습작합니다. 베이스와 기타 연습도 시작합니다. 밴드에 드러머가 없자 전국을 뒤져 도운도 영입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자작곡 ‘콩그레츄레이션’으로 2015년 데뷔합니다.

공연을 통해 조금씩 인지도를 올려가지만, 이들이 대중성을 얻기 시작한 건 데뷔 8년차, 멤버 전원 군 제대를 하고 난 후입니다.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최선을 다하던 그들을 PD들은 아꼈고, 그러다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에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게 된 것입니다. 2017년 발표곡 ‘예뻤어’, 2019년 발표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역주행합니다. 지난달 KBO 올스타전 최초로 진행된 ‘CGV클리닝타임쇼’ 주인공도 이들이었습니다.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이 지난 7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데이식스가 축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JYP는 라인업이 다양합니다. 글로벌 팬덤이 탄탄한 보이그룹과 걸그룹, 여기에 대중성을 가진 밴드까지 있습니다. 2022년에는 트와이스 9명 전원, 올해는 스트레이 키즈 8명 전원이 팀 뿐 아니라 개인으로도 재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아무래도 팀으로만 재계약하는 것보다 팀원까지 전원 재계약을 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활동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현재 JYP에서 가장 고참인 2PM의 준케이(김민준), 닉쿤, 장우영, 이준호는 모두 임원인 비상근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이렇게 JYP가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게 된 것은 2016년부터 시작된 ‘레이블 시스템’ 덕분입니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이 시도하는 시스템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현재 JYP 소속 가수 대부분의 노래에는 시작 부분에 “JYP”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모든 가수들의 기획 회의에 박진영 창업자도 참여하지만, 그의 의견을 반영할지 말지는 각 레이블 의지입니다. 밴드 ‘데이식스’ 뿐만 아니라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춤과 노래, 패션까지 자체적으로 기획 제작합니다. 스트레이 키즈가 현재 보이그룹 중 가장 트렌디하다고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업 경영도 가장 안정적입니다. 2007년 선임된 정욱 대표이사는 17년째 JYP의 살림을 맡고 있습니다. 박진영 창업자가 그룹 ‘골든걸스’의 작업을 KBS와 한 이유로 “기획안이 이사회 통과를 하려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만큼 창업자라도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정욱 대표는 모든 아티스트의 공연을 다 보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것이 엔터사 대표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만개하지 않은 신인들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 이유입니다. 김규연 연구원은 “매출이 고연차 아티스트에 집중돼 있어 원가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업구조 개편이 진행 중으로 레이블별 관련 인원을 충원한 것도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Buy’를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엔믹스.

그러나 스트레이키즈는 연이은 빌보드 Hot100 순위 경신과 투어 규모를 볼 때 K팝 보이그룹 중 서구권 라이트팬 유입이 가장 빠르게 본격화되는 그룹입니다. 걸그룹 엔믹스도 대학 축제를 돌며 탄탄한 가창력으로 조금씩 팬층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신인보이그룹 ‘LOUD’, ‘NEXZ’도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데이식스의 성공에 대해 박진영 창업자는 “이들의 실력과 열정에 언젠가는 대중에게 인정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디테일 경영’에서 ‘믿고 맡기는 경영’으로 바뀐 박진영 창업자의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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