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첫주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코스닥시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247540)에 집중됐다.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덕에 주가는 단숨에 26만원대에서 31만원대로 13% 가량 급등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의 급반등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설과 관련 있을 지 모른다는 추측을 내놓는다. 지난 5일 업계 일각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이전상장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설이 나왔는데, 회사는 실제로 연내 이전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전경. /에코프로 제공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이 가장 컸던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이었다. 4거래일 만에 98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관의 순매수액 1위 종목 역시 에코프로비엠이었다. 같은 기간 979억원을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매수세는 특히 5일 하루 동안 집중됐다. 이날 국내 기관은 1478억원, 외국인은 9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이날만 2439억원을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에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이 정도로 집중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특히 국내 기관의 경우 일일 순매수액이 1000억원을 넘었던 건 2019년 상장한 이래 2023년 7월 27일 하루 뿐이었다.

앞서 지난달 초 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와 43조9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양극재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주가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인 바 있다. 그랬던 만큼, 업계에서는 5일 주가가 돌연 13%나 급등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설은 주가 급등 요인으로서 ‘유력한 후보’다. 이날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조만간 이전상장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7월 이전상장설을 한 차례 부인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시 에코프로비엠은 실제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려 했으나 한국거래소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비슷한 시기에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자 추진을 유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안에는 이전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 회사에서도 시기를 보며 내부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진 않았다. 주관사들과의 사전 교감도 아직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에코프로비엠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게 된다면,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특정 주가지수의 상승률만큼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 자금 유입 등을 노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