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8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공행진을 하던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을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라며 “금리 속락에 따라 시장의 경계감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이 언제쯤 금리인하에 나설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너무 앞서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2개월 동안 고점 대비 10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분명히 빠른 (하락) 속도”라며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물가 둔화 속도”라고 했다.

미 연준이 최근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유 중 하나는 물가다. 박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5%”라며 “고점은 9.1%(2022년 6월)였다”고 했다.

그는 “미 연준도 인정하지만 물가 수준만을 보면 금리 인상 시점은 매우 늦게 시작됐다”며 “이는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사이클로 현실화됐다”고 했다. 이어 “향후 물가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여지는 있지만 현시점에서만 보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 명분은 충분하다”며 “동시에 금리 인하 시점을 떠나 금리 인하 사이클도 가파르게, 즉 인상 사이클만큼 인하 사이클도 공격적으로 진행될 여지도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물가 상승 속도에 맞춰 금리 인상 폭이 자이언트스텝까지 확대된 것처럼 물가 둔화 속도가 빠르고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면 금리 인하 속도도 베이비스텝이 아닌 빅스텝 혹은 자이언트스텝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보다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은 국채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속락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들어 물가 하향 안정세, 특히 코어 소비자물가 둔화세가 가시화되고 연착륙 기조 속에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된다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폭 확대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