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주가가 튀어 오른 종목들이 있다. 최근 일부 기업 주가는 단기간 급등하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뛰어넘었다. 주가 과열 논란이 인 에코프로비엠(247540)보다 현재 주가와 목표주가 간 괴리율이 높은 종목도 생겼다.

11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관계자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 주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일 종가 기준 주가가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간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보다 높은 곳은 4곳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기업의 실적과 이익 추정치 등을 토대로 목표주가를 제시하는데, 통상 현재 주가보다 목표주가가 높은 편이다.

증권사 목표주가를 가장 크게 뛰어넘은 기업은 LS전선의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다. 5개 증권사가 제시한 LS전선아시아의 평균 목표주가는 1만2150원인데, 5일 LS전선아시아 종가는 1만6000원으로 30% 이상 높았다. LS전선아시아 주가는 6일 장 중에도 전날 대비 20% 넘게 상승 중이다.

LS전선아시아는 전력 및 통신 케이블 사업을 하는 회사로, 지난달부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한국전력공사가 그간 독점해 온 전력망 사업을 민간 기업에 개방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주가 상승 동력이 됐다. LS전선아시아가 지난달 27일 사명을 ‘LS에코에너지’로 바꾸고 해저케이블과 희토류 등 신사업을 확대한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뛰어올랐다. 11월 초 1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2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247540)도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두 번째로 크다. 5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30만8500원으로, 21개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29만3364원)보다 5%가량 높았다. 에코프로비엠은 11월 한 달간 40% 상승한 데 이어, 이달 4일엔 삼성SDI(006400)와 44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1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넷마블(251270) 주가도 증권사 목표주가보다 높다.

증권업계에선 일시적인 수급 요인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것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주가가 목표주가를 뛰어넘은 것은 기업가치와 무관한 반짝 상승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증권사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치솟은 후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달 4일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30만~34만원에서 25만~29만원으로 내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기업 분석 보고서를 낸 6개 증권사 중 4곳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내렸다. 넷마블에 대해선 지난달 5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괴리율이 높은 종목은 단기 급등한 경우가 많아 그만큼 손실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