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하이일드 펀드는 ‘정크본드’로 불리는 투기 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높은 수익률과 분배금을 얻을 수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왼쪽)과 박명제 블랙록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Kodex iShares 미국채권 ETF 3종’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삼성자산운용 제공

삼성자산운용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출시한 ‘Kodex iShares 미국채권 ETF 3종’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규 상장한 미국 채권 ETF는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액티브 ETF’ 등이다. 각각 블랙록의 대표 채권형 ETF인 ‘USHY’, ‘LQD’, ‘TIP’에 1대 1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형태다. 신규 ETF는 환노출형 상품인 만큼 별도의 환전 비용이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이들 상품은 모두 미국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활용해 매달 분배금을 지급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현재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번 상품은 월배당에 해당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충분한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대런 윌스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ETF 및 인덱스 상품부문 대표는 글로벌 채권 시장의 투자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대런 블랙록 대표는 “과거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어려웠지만, 이젠 저비용으로 다양한 종목을 모아놓은 ETF에 투자할 수 있다”며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액티브 상품은 1000개 이상 채권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에 주목했다. 하이일드는 고수익·고위험 성격을 띠며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이 상품의 투자 대상은 미국 신용등급 BB~D 등급의 회사채다. 해당 상품에 간접 투자하는 블랙록의 LQD 펀드의 기대수익률(YTM)은 지난달 말 기준 8.90%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하이일드 펀드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미국 유수의 대기업이 저신용 등급이라고 설명했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우리나라에선 하이일드가 부도 위험이 높은 기업 채권인 정크본드라고 걱정할 수 있는데, 미국은 대기업 다수가 하이일드에 속한다”며 “롤스로이스와 포드, 아메리카에어라인, 넥스트라에너지 등이 해당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 143개(28.6%)와 나스닥100 지수 구성 기업 37개(37%)가 하이일드 등급이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하이일드 ETF가 투자자 입장에서 합리적인 비용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이 펀드의 총보수비용비율(TER)은 매매비용과 환전 비용 등을 포함해 0.29~0.42% 수준이다. 유 매니저는 “직접운용 방식을 택한 경쟁사 ETF(0.13~0.78%)보다 비용이 합리적”이라며 “투자자들은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