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주주들이 모처럼 만에 미소 짓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7만원, 10만원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두 기업의 소액주주는 각각 580만명, 100만명 수준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급등으로 시작된 반도체주 훈풍이 사흘 내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2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2.18%) 오른 7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7만원 위로 안착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여 만이다. SK하이닉스 역시 5700원(5.51%) 오른 10만9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7월 28일 10만원선이 무너진 뒤 한동안 회복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뉴욕증시에서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74.42달러(24.37%) 급등한 37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장중에는 394.80달러까지 치솟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71억9000만달러(약 9조53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시장 예상치인 65억2000만달러(약 8조6420억원)를 상회했다. 또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을 110억달러(약 14조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 전망을 내놓으며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송명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거의 모든 경기 선행지표들이 상승 반전한 상황에서 3분기 이후부터 반도체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5000원까지 끌어올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올려잡으며 “감산에 따른 점진적 재고 감소로 내년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감산 효과 지속으로 메모리 사이클은 바닥을 지난 2025년까지 상승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외 변수로 인한 위험 요인은 여전히 상존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미국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면,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될 여지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