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롯데케미칼(011170)에 대해 증권업계의 긍정적인 투자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5곳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 규모가 줄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아시아 시장의 수요 회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한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롯데케미칼의 목표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흥국증권(20일), 대신증권(19일), IBK투자증권(10일), 삼성증권(6일) 등 5곳이다. 5곳의 증권사는 21만원에서 25만원 사이의 목표가를 제시했고 특히 IBK투자증권은 기존 목표가보다 30% 이상 목표가를 높였다. 현재 롯데케미칼에 대한 1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가는 22만2941원으로 지난 20일 종가(18만7500원)보다 18.9%(3만5441원) 높다.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1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4239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손실액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48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58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주된 근거는 중국의 리오프닝이다. 중국은 아시아 석유(제품)의 현물시장(spot market) 수요를 결정하는 최대 시장인데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석유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중국의 석유 제품 현물 시장 가격이 올라가고 이는 동아시아 전체의 시장 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에틸렌 등 제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화학업종의 투자심리는 지난해 2분기 저점 이후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빠르게 개선됐다”라며 “업황과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최악의 구간을 통과한 상황에서 낮은 멀티플(주가배수‧Price Multiple)과 점진적인 시황 회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가능성은 크다”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그룹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빌려줬던 대여금 5000억원을 조기 상환 받은 것도 롯데케미칼의 리스크를 완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20일 3개월 만기로 롯데건설에 자금을 빌려줬는데 이를 지난 6일 돌려받았다.

롯데케미칼이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동박 생산기업 일진머티리얼즈가 롯데케미칼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2조7000억원을 주고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 해외 자회사(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수자금을 자체 조달하지는 못할 상황이어서 인수금융 등을 사용해야 하고 시장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자 장비에 사용되는 얇은 구리 박(동박)인 일렉포일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대신증권은 일진머티리얼즈가 지난해 10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올해는 150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에는 롯데케미칼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고 알짜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까지 인수가 마무리되면 주가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