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자산운용의 SK팜테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가 마무리됐다.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포기로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아 한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총 5억달러(약 6600억원) 규모 투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브레인자산운용 CI.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자산운용은 지난 22일 SK팜테코로 총 5억달러 투자를 확약했다. 전환우선주(CPS) 투자 방식의 투자확약서(LOC)를 발송했고, 27일 SK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투자금 최종 납입일은 내달 5일로 정했다.

SK팜테코는 미국에 본사를 둔 의약품 위탁생산(CDMO) 전문 업체다. SK는 SK팜테코 지분 전량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 지난 7월 브레인자산운용을 프리IPO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 9월 본계약을 맺었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지난 10월 4000억원을 먼저 납입하고, 이번에 잔금 2600억원 최종 납입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 2600억원은 브레인자산운용 자회사인 케이와이프라이빗에쿼티가 프로젝트 펀드로 마련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당초 오는 11월까지 잔금 납입을 마친다는 방침이었지만, 11번가 사태 여파로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사태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가 출자 장벽을 높이면서다.

앞서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당시 SK플래닛)는 H&Q코리아파트너스와 국민연금 등에서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상장 실패 시 지분을 다시 되사는 조건을 걸었음에도 이행을 포기한 바 있다.

옵션부 투자를 활용해 온 SK그룹의 콜옵션 포기는 2600억원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했던 브레인자산운용에 독이 됐다. 브레인자산운용 역시 SK팜테코 투자에 향후 5년 내 상장과 콜앤드래그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SK팜테코 본사. /SK팜테코 제공

브레인자산운용은 SK팜테코의 성장 가능성, 계약 대상이 SK그룹 계열사가 아닌 그룹 지주사인 SK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나스닥 상장 시 상당한 금액의 회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활용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노력은 통했다. 국내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 5곳이 각각 500억~600억원 규모 자금 조달을 확약했다. 아울러 시중은행 2곳이 100억~200억원 출자를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K는 이번에도 SK스퀘어(당시 SK플래닛)의 11번가 투자 유치 당시와 마찬가지로 콜앤드래그 계약을 맺었다”면서도 “SK팜테코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팜테코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생산 시설도 갖췄다. 작년 매출은 9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49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