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12일 15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옵트론텍(082210)이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자금 조달 목적은 앞서 발행한 CB와 대여금을 갚는 데 있다. 당장은 자금 부담을 해소할 수 있지만, 주가가 전환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재무 부담이 큰 폭으로 커질 수 있어 눈길을 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옵트론텍은 지난 11일 제18·19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18회차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이 운용하는 그린이에스지성장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250억원을, 19회차는 최대주주인 최상호코퍼레이션이 100억원을 납입한다. 시가총액 630억원의 약 55.5%에 달하는 자금을 사실상 한번에 조달하는 셈이다.
옵트론텍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약 35억원을 제외한 315억원가량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18회차 CB 대금은 최상호코퍼레이션이 대여한 약 105억원과 15회차 CB 조기상환 자금 약 145억원, 19회차 CB 대금 또한 15회차 CB 조기상환 자금으로 65억원가량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35억원가량은 운영 자금으로 집행된다.
옵트론텍의 이번 자본 조달은 사실상 빚으로 빚을 갚는 구조이지만, 당장 급한 재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회차 CB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시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15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772원으로 현재 옵트론텍 주가가 1700원대에 머무르는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상환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회차 CB 잔액은 21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옵트론텍의 현금성 자산은 21억원에 그친다.
여기에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도 일부 줄이는 효과가 있다. 최상호코퍼레이션이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옵트론텍에 대여한 약 105억원의 이자율은 연 12%로 단순 계산한 이자 비용만 하더라도 연간 12억원에 달한다. 오는 6월 만기를 앞두고 만기 연장 대신 18회차 CB로 상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상호코퍼레이션이 상환받은 자금은 19회차 CB 자금으로 다시 회사에 투입된다. 대여금 형태가 아닌 CB인 만큼 일단 회사 측은 이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한 CB의 조건을 따져보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급한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옵트론텍의 18·19회차 CB는 모두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로 이자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별도의 추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등록하는 표면이자 외에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별도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추가보장수익률은 연 복리 4%로, CB 발행 2년 후부터 적용된다.
외부 투자자가 납입하는 18회차 CB에는 내부수익률(IRR) 보장 조항도 포함됐다. 투자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CB 발행 2년까지는 IRR 3%, 이후로는 IRR 7%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CB 발행이 옵트론텍의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구조적인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뒷받침돼야 한다. CB 투자자들이 상환을 선택할 경우 자금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식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 전환을 통해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CB에 추가보장수익률, IRR 보장 조항이 있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항"이라며 "주가 상승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번 CB 발행이 장기적으로는 회사 재무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