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모습. /뉴스1

이 기사는 2026년 5월 12일 15시 3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에 매각하며 일단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회생의 핵심 변수인 DIP 대출 조달이 여전히 불확실해 회생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대한 DIP 금융 지원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는 물론 실무진 선에서도 대출 실행 여부와 지원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최근 홈플러스는 NS쇼핑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다만 실제 확보 가능한 현금은 약 1200억원 수준에 그치게 됐다. 이는 당초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에서 기대했던 3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여기에 매각 대금 수령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운영자금 공백 우려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당초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3000억원과 별도로 3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조달해 총 6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점포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진행한 뒤 홈플러스 본체 매각까지 추진하는 구조혁신형 회생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러나 현재 회생 계획의 핵심 축으로 꼽혔던 두 가지 방안이 모두 흔들리는 분위기다. 익스프레스 매각가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핵심으로 여겨졌던 DIP 금융 역시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다.

앞서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업은행 등에 각각 1000억원 수준의 DIP 분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 모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MBK파트너스가 지난 3월 자체적으로 약 1000억원을 긴급 투입했지만, 상당 부분이 이미 운영자금 등으로 소진된 상태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매달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도 상당한 만큼, 신규 자금 투입이 실질적인 정상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추가 자금 지원이 오히려 손실 규모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사실상 메리츠의 판단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메리츠금융의 지원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 이후 확보한 자금 중 대부분이 메리츠금융 대출 상환에 사용되면서 최소한의 운영자금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며 "담보권을 가진 메리츠금융의 지원 없이는 사실상 회생이 어렵다"고 밝혔다.

메리츠가 끝내 DIP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의 회생 작업이 급격히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추가 유동성 확보가 지연되면 협력업체 대금 지급과 점포 운영 등 기본적인 현금 흐름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보다는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