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업 CI.

이 기사는 2026년 5월 11일 17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마케팅 기업 매드업이 상장 몸값으로 1500억원을 꺼냈다. 상장 추진 직전 1600억원 수준으로 몸값을 낮추는 다운라운드를 진행했지만, 여기에 더해 기업가치를 재차 하향 조정한 것이다. "우선 증시 입성부터 하겠다"는 목표로, 투자자들 역시 상장 후 엑시트를 정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드업은 지난 8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 상장 후 시가총액으로 최대 1499억원을 제시했다. 2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해 총 1874만6800주를 상장한다는 방침으로, 상장 주관사 미래에셋증권과 희망 공모가 범위를 주당 7000~8000원로 정했다.

공모 금액은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 기준 160억원으로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후 내달 1일부터 2일까지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달 중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매드업은 마케팅 결과와 성과를 추적·측정해 비용을 집행하는 이른바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기업으로 2015년 출발했다. 특히 광고 집행 데이터에 마케터 의사결정 로직을 결합한 AI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일찌감치 구축, 누적 350억원 가까운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눈에 띄는 점은 매드업이 상장 몸값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매드업은 지난 2022년 초 약 150억원 규모 시리즈C 브릿지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이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500억원 몸값을 인정받았다. 상장 몸값이 4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특히 매드업 상장 몸값은 기업공개(IPO) 추진 직전 진행한 다운라운드 기업가치보다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드업은 한국거래소로 상장예비심사청구 약 2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기존 투자자 대상 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발행가 기준 몸값은 약 1640억원이었다.

매드업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심사 통과와 증시 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매드업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기존 광고 마케팅 대행사와의 차별화를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다운라운드는 기업가치 하향 조정에도 재무적투자자(FI)들의 상장 추진 동의를 받기 위한 작업이었다"면서 "앞서 2500억원 가치에 투자했던 FI들은 유상증자 후 보통주 전환 이후 주당 투자단가가 최종 9816원으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매드업은 시장 친화적 몸값으로 우선 상장,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설립 초기부터 AI 기술력을 내재화한 데 더해 설립 이후 10여 년 동안 1조원 이상의 광고 집행 데이터를 확보, 챗GPT 등 범용 AI로도 대체가 안 되는 독보적인 자산을 갖췄다는 자신감에서다.

매드업은 2024년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설루션 '레버 엑스퍼트'(LEVER Xpert)를 선보였다. 매체별(구글·메타·네이버·카카오 등)로 흩어진 광고 성과 데이터를 자동으로 긁어와서 하나로 합치는 것은 물론, 어디에 얼마를 집행하는 게 최적인지 판단도 AI가 직접 내린다.

FI들도 회사의 방향에 동의, 상장 후 회수 방침을 정했다. FI 전원이 자발적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특히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초기 투자 FI들은 의무보유 확약을 설정할 필요가 없음에도 보유 물량을 상장일로부터 1개월·3개월·6개월 3단계에 걸쳐 순차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실적 개선도 FI들의 의무보유 확약으로 이어졌다. 매드업은 2024년 영업손실 4억원에서 2025년 영업이익 8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350억원에서 502억원으로 43.6% 증가했다. 올해 들어 1분기에서도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벤처캐피털(VC) 업계 한 관계자는 "매드업은 매체마다의 과금 체계, 타깃팅 로직, 성과 지표 등을 모두 데이터로 확보하는 기술을 구축, 생성형 AI로는 얻을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AI 기술이 주목받을수록 매드업도 뜬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