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산층과 서민의 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자 도입한 개인투자용 국채가 도입 4개월 만에 10년물과 20년물 모두 청약 미달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8일 개인투자용 국채 단독 판매 대행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따르면 이달 10년물 개인투자용 국채 경쟁률은 0.29대 1을 기록했다. 10년물 경쟁률은 도입 첫 달인 올해 6월 3.49대 1에서 7월 1.94대 1, 8월 1.17대 1로 점점 낮아지더니 9월 들어 처음으로 미달됐다. 20년물 경쟁률은 0.33대 1로 넉 달 연속 미달됐다.

개인투자용 국채 금리는 표면금리(일반 국고채 낙찰 금리)에 정부가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덩달아 표면금리도 내려간 게 개인투자용 국채의 투자 매력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10년물 가산금리를 6~7월 0.15%에서 8~9월 0.22%로 올렸다. 20년물 가산금리도 0.30%에서 0.42%로 상향 조정했다. 가산금리를 높여 최종 금리 하락 폭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떠나가는 투자자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상품이다. 가산금리를 실제로 취하려면 최소 10년 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이 도입 목적이다 보니 시장에서 거래도 제한되고, 가입 1년 후 중도 환매만 가능하다.

일각에선 정부가 5년물을 추가 도입해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재부는 현재 개인투자용 국채 5년물 발행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