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9월 9일 16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MG손해보험 4차 매각이 불발됐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을 통해 회사를 인수할 원매자를 찾고 있다. 앞선 입찰에 참여했던 메리츠화재가 유력 원매자로 떠오른 가운데, 사모펀드(PEF)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도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잠재 인수 후보들에 이달 말까지 수의계약 참여 의사를 밝히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MG손해보험 매각은 동일 차수 내 재공고가 진행된 입찰도 유찰돼 지난달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앞선 4차 매각에선 데일리파트너스와 JC파트너스, 메리츠화재가 참여한 바 있다.

업계에선 자본력이 앞서는 메리츠화재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가액만 중요한 게 아니라 회사를 살리려면 돈을 더 부어야 하는데, 예보 입장에선 못 살릴 사람에게 팔았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원매자의 자본력을 가장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메리츠화재를 점지해 두고 거래를 진행한다는 말도 돈다”고 전했다.

메리츠화재는 4차 매각 당시 깜짝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에 이어 업계 3위일 뿐만 아니라, 메리츠금융지주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인수 성공 기대감이 컸으나 끝내 유찰됐다. 예보 입장에선 메리츠화재의 고용승계 문제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그룹 특성상 인수 후 경영효율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될 경우, 인수자 측은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대상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전부 인수하는 방식과 달리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 등을 모두 떼어낸 뒤 우량자산만을 사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예보는 P&A 방식 인수합병으로 못 박지 않고, 주식 매각 방식도 열어둔 상태다.

데일리파트너스도 아직 인수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파트너스는 MG손보 매각 초기부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가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MG손보 경영총괄사장을 역임한 만큼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다만 PEF 운용사에 공적 자금이 지원된다는 점과 데일리파트너스가 신생 운용사라 바이아웃 펀드(경영권 인수 후 매각) 회수 기록이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G손보를 인수하려면 매각가액 8000억~9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전망이다. 추정 매각가액(2000억~3000억원)에 더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보가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5000억원 수준이다. MG손보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은 52.1%에 불과한데,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권고 비율(150%)까지 끌어올리려면 많게는 1조원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인 만큼 매각 관련 세부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거론되는 지원 금액이나 매각가액 등은 어디까지나 추정치”라며 “최대한 빠르게 매각에 성공해 MG손보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재 MG손보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2022년 금융위원회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