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로덕츠의 중국 루안 청정 에너지 회사. /에어프로덕츠

이 기사는 2024년 8월 22일 14시 5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기업가치가 5조원까지 거론되는 ‘대어(大魚)’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매각 측이 다음 달 초까지 잠재적 인수 후보들로부터 가격 제안을 받기로 했다. 주로 외국계 대형 운용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측과 가장 먼저 접촉한 곳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였는데, 매각 측이 여러 후보에 제안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KKR과의 협상은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 때문에 진전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9월 초까지 잠재적 인수 후보들로부터 논바이딩 오퍼(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를 받기로 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에어프로덕츠코리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거나 참여 후보로 거론되는 운용사로는 MBK파트너스, KKR, 브룩필드자산운용,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칼라일그룹, 스톤피크, EQT, 거캐피탈파트너스, 아이스퀘어드캐피탈이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를 타깃으로 한 인프라 펀드를 갖고 있는 운용사들은 사실상 대부분 인수를 제안받은 후보라고 봐도 된다”며 “서방 자본이 중국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제약이 있는 상황에, 일본이나 인도에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맥쿼리의 경우 경쟁 업체인 DIG에어가스를 갖고 있어 에어프로덕츠코리아까지 인수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에어퍼스트 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역시 다른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맺더라도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거론되고 있는 후보 가운데 KKR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에어프로덕츠 본사 측이 매각을 정식 추진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인수를 염두에 두고 매각 쪽과 접촉해 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양측이 원하는 가격이 서로 안 맞아서 협상이 더 나아가지 못했고, 결국 다른 원매자들에게도 딜이 오픈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브룩필드, TPG, MBK파트너스 등이 제안을 받았다.

KKR의 경우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모기업 에어프로덕츠의 회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피 가세미 에어프로덕츠 회장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록우드홀딩스 회장을 맡았는데, 당시 록우드홀딩스의 대주주가 KKR이었다. KKR은 이듬해 록우드홀딩스를 앨버말에 매각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KKR이 가장 먼저 인수를 검토해 왔다는 속사정이 승산을 가를 만한 요인이 될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가격이 안 맞아서 인수를 하지 않았고 이에 매각 측이 흥행을 위해 여러 후보에 제안하며 몸값이 높아지게 된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KKR이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