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에 부진했던 국내 주요 증권사 실적이 올해 1분기에는 살아날 전망이다.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달군 투자 심리가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져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도 확대할 것으로 보여서다. 기업금융(IB) 부문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전경. 주요 증권사 빌딩이 보인다. / 뉴스1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 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1조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증권사가 작년 4분기에 총 2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개선세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등 4개 증권사가 작년 4분기 영업적자에서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005940) 영업이익은 135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증가하고, 한국금융지주(071050)는 295억원에서 267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6개 증권사의 예상 순이익도 작년 4분기 2630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8620억원으로 살아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NH투자증권 한 곳만 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증권사 순이익은 올해 1분기에 15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5개사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6개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을 직전 분기가 아닌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3%, 순이익은 34.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에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밸류업 열기가 증권사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초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 직후부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거워졌다. 올해 1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21조3000억원 안팎이다. 작년 1분기 대비 21%, 4분기 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주식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 브로커리지 실적도 좋아진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 증권사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주가에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모습"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 이슈가 해소됐고, 시장은 신규 주주환원 계획 발표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과 함께 저평가된 증권주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경색의 여파로 부진했던 IB 부문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며 1분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기업공개(IPO) 규모와 건수는 작년 4분기보다 줄었으나, 대신에 채권 발행 수요가 증가했다. 1분기 채권발행시장(DCM) 부문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