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KT가 24일 4% 가까이 내리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KT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하루 종일 약세를 보였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11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KT 제공

이날 KT(030200)는 전날보다 1250원(3.94%) 내린 3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엔 3만250원까지 주가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KT의 주가는 이 기간 6.7% 내렸다.

앞서 23일 KT 이사회는 "구 대표가 이사회에 차기 대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 사내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0년 3월 대표 자리에 오른 구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인 디지코(DIGICO) 사업을 이끌며 성과를 냈고, 이에 KT는 지난해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개인 주주들의 지지가 이어지며 증시 약세장이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KT의 주가는 10% 넘게 올랐다. 구 대표는 지난해 11월 연임 의사를 밝혔고, 같은 해 12월 이사회는 그를 연임 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날, 국민연금이 바로 KT 이사회 결정에 대한 비판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히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KT의 지분 10.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대표이사(CEO)의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월 치러질 주총에서 구 대표가 추천될 경우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분산 기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에둘러 문제의식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구 대표는 공개경쟁을 제안했고, KT 이사회는 기존 결정을 백지화하고 이달 대표이사 공개경쟁 모집을 시작했다.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공개경쟁에는 구 대표를 포함한 총 34명의 사내외 후보자가 지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 대표의 경영권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KT 내부에서는 구 대표가 공개경쟁에서 최종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국민연금이 반대할 것이란 이유를 들어 구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안팎으로 부담이 커진 구 대표가 23일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KT의 경영 불확실성과 남은 경영진의 유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KT 종목 보고서를 통해 "정부에서 직접 나서 정부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강조하는 상황"이라면서 "주총 이후에도 KT 경영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KT는 CEO가 교체될 때마다 경영정책에 대한 우려가 컸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