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에 태아보험의 계약 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당부했다. 간병인보험의 보험사기 대응 과정에서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자에게 과도한 입증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의료자문으로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관행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14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와 보험회사 등과 함께 '보험업계 소비자보호·보상부문 부서장 확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태아보험의 계약 전 알릴의무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일부 보험사가 태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임신부의 질병력 등을 계약 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계약 전체를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태아보험과 관련해 계약 전 알릴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큰 불이익을 부과하지 않도록 보험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간병인보험의 보험금 심사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도 주문했다. 최근 간병인보험 계약에서는 간병인을 환자의 가족으로 등록한 뒤 실제 간병을 하지 않는 '허위 가족간병' 등 보험금 허위청구와 도덕적 해이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험사가 정상적인 환자에게까지 간병 필요성 등에 대한 과도한 입증을 요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보험금 누수 문제도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간병인이나 의료기관 등 제3자의 행위에 따라 보험금이 누수되고 사회적 후생이 감소하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험금 관련 제3자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을 전사적인 관점에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료자문과 관련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일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의료자문을 실시하면서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분쟁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의료자문을 의학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 등에 한정해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의료자문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는 주치의 소견과 치료 관련 기록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절차를 우선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외충격파치료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마련한 분쟁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앞서 대한의사협회가 의학적 연구 등을 바탕으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체외충격파치료 관련 분쟁조정기준을 수립해 지난 6월 24일 발표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과도한 실손보험금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분쟁조정기준 적용 과정에서 일부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은 구체적인 적용 사례 등을 참고해 선량한 보험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보험업계에 주문했다.
비급여 치료를 둘러싼 '풍선효과'에도 대응한다. 보험업계는 의료 남용 방지 등을 위해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된 이후 신장분사치료 등 다른 치료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허위·둔갑청구가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차원의 대응도 요청했다.
요양병원의 이른바 '페이백' 관행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보험업계는 일부 요양병원이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 관행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간 공조 대응체계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의심 요양기관 관련 정보를 공유·분석하고 보건당국의 조사체계와 연계하는 등 업무 공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