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하고 현지 금융감독기구와 면담했다. 이 원장은 한국 자본시장과 기업에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서울시와 신한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금융권 4개사와 함께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금융회사 고위급 임원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 7곳과 자산운용사 15곳 등 총 22개사가 참석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7일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와 면담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스티브 스마트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 국장, 사라 프리차드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 부청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제공

이 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과 기업에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시장교란 행위에 엄정히 대응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고, 저평가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신성장·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의 진입·퇴출 기준을 정비하고 시장 세분화를 병행해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대형 IB의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하고 금융회사의 자본규제를 개선해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본시장과 외환시장 인프라를 정비해 외국인 투자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결제주기 단축, 거래시간 연장,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을 통해 투자자의 제약을 해소하는 동시에 원화 국제화를 추진해 외국인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원화를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보다 풍부한 자금이 한국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런던 IR에 앞서 영국 금융감독기구 최고위급 인사들과도 잇달아 면담했다. 이 원장은 지난 7일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의 사라 프리차드 부청장을 만나 양국의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와 감독 방향을 논의했다. 금감원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감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한국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 중이며, 도입 이후 영국처럼 계약형·기금형 제도가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시 계약형 제도와의 성과평가 및 가입자 보호 수준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감독체계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연금 성과평가와 소비자보호 체계에 관한 감독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8일에는 영국 건전성감독청(PRA)의 캐서린 브래딕 청장과 만나 은행·보험 건전성 규제, 디지털 운영리스크,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감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경제성장과 금융회사 건전성 간 균형을 위한 규제 합리화 원칙, 클라우드·SaaS 등 제3자 감독·검사 방향,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 확대 가능성 등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지난 9일에는 영국 재무보고위원회(FRC)의 리처드 모리아티 최고경영자(CEO)와 회계부정 대응 및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한 회계감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상장사 심사·감리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전담 부서와 인력을 확충하고, 디지털 감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계좌추적권을 보유한 FCA로 이첩되는 회계부정의 유형과 기준, 회계 심사·감리 과정에서의 활용도 등을 FRC로부터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