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올해 자동차를 담보로 한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저축은행과 캐피털사가 취급한 자동차 담보 대출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해, 지난해 연간 취급액의 70%를 넘었다. 자동차 담보 대출은 자금 사정이 어려운 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이자율이 높아 연체 등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저축은행, 캐피털 업권이 취급한 자동차 담보 대출 취급 건수는 31만6722건, 취급액은 4조6870억원이었다. 취급건수와 취급액 모두 지난해(45만4481건, 6조5509억원) 연간 수치의 절반을 훨씬 넘겼고, 2020년(1조5607억원)과 2021년(1조8322억원) 전체 취급액을 합한 것보다도 많았다.
자동차 담보 대출은 본인 소유 차량을 담보로 해 서류 제출 등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 신용도가 낮거나 개인회생·파산·신용 회복 중인 차주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출 한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중고차와 할부차도 가능하고 기존 대출이 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경기 불황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대출로 꼽힌다.
이자율은 높은 편이다. 현재 KB캐피탈, OK저축은행 등은 자동차 담보 대출을 6~19% 금리로 공급하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자동차 담보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에 자동차 가격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서는 '연 소득 이내' 한도를 적용해 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6·27 규제를 통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가계 대출을 전방위로 조였다. 이후 8·13 부동산 금융 종합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늘렸지만, 집단 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이나 청년·서민 전용 정책 대출을 제외한 일반 가계 대출 문턱은 크게 낮추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금리 불황형 대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의원은 "정부의 획일적인 가계 대출 총량 규제가 서민들을 제도권 밖의 고금리 대출로 내몰고 있다. 무리하게 대출을 조이기보다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