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가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1200% 룰' 시행을 앞두고 사업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200%룰은 보험 판매 첫 해에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정착지원금 포함)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로 7월부터 시행됐다. 보험사들은 제도 시행 전에 우수 설계사 확보를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생보사 22곳이 투입한 사업비는 11조977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9329억원)보다 11.7% 늘었다. 삼성생명(032830)의 누적 사업비는 2조260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7% 늘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088350)(2조154억원)과 교보생명(1조1749억원)의 사업비도 각각 9.6%, 3.6% 증가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계약 모집, 유지, 관리 등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광고비, 관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전속 설계사와 GA 설계사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할 때 지급하는 모집 수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00% 룰이 시행되면서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GA 소속 설계사의 수수료가 같아지게 됐다. 보험사는 이미 1200% 룰을 적용 받아왔고, GA 소속 설계사는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았다. 수수료가 같아지면 GA가 우수 설계사를 영입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업계는 올해 상반기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높은 정착 지원금을 내걸고 확보 경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는 기존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 수익이 줄면서 제3보험 영역에서 손보사와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다룰 수 있는 보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질병, 상해, 어린이, 건강보험 등이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가 거둔 제3보험(사망 외 보장성) 연간 초회보험료는 7582억원으로 전년(4626억원) 대비 63.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제3보험(장기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운전자, 재물 제외)는 9291억원으로 지난해(8933억원)보다 약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사가 가입자와 계약 체결 이후 처음 거둬들인 보험료를 말하며, 보험사 영업 지표로 활용된다. 제3보험은 손보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최근 생보사의 공략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생보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 집행을 1200% 룰 시행 이전인 상반기에 적극적으로 진행한 생보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