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권 공공기관 노조는 이전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非)금융권 공공기관 노조는 지방 이전을 전제로 지원 조건을 논의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금융 노조의 강경한 반대 입장으로 협의 전반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지방 이전 로드맵과 대상 기관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노조 간 입장이 갈리면서 막바지 협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조만간 한국노총, 민주노총 소속 공공기관 노조와 지방 이전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한국노총 소속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측 노조는 국토부와 지방 이전 시 받을 수 있는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연맹에는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이 속해 있고 공공노련에는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이 소속돼 있다.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 노조) 조합원들. /이호준 기자

공공연맹과 공공노련은 지방 이전 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본사 인근에 도로 등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당시 대상 기관에 제공됐던 인센티브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토부는 노조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1차 이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는 국토부와 지원책을 논의하면 지방 이전에 일부 찬성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관련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국토부에 지방 이전 로드맵과 이전 대상에 대한 내용을 빠르게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며, 다른 조건에 대한 추가 논의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에는 산업은행 지부, 수출입은행 지부, 기업은행 지부 등이 소속돼 있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에는 예금보험공사 지부, 서민금융진흥원 지부, 농협중앙회 지부 등이 있다.

금융 노조는 지방 이전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노총 금융노조는 다음 달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쟁의 행위에는 재적 조합원 8만7287명 가운데 96%(6만8878명)가 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노조가 한국노총, 민주노총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전체 노조와 국토부 간 전반적인 논의 자체가 잘 진전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약 350곳을 지방 이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하고, 관련 대상 기관 목록을 작성 중이다. 정부는 이전 대상인 공공기관을 이르면 오는 25일 발표하고 내년부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전국에 분산 배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