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상급 단체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현재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 노조는 금융 소비자 피해와 업무 비효율 등을 이유로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지방 이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상급 단체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 집행부는 최근 진행한 논의에서 지방 이전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상급 단체 가입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은 상급단체가 없는 개별 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앞에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 및 직원들이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뉴스1

금감원은 지난 2022년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가입 8년 만에 탈퇴한 바 있다. 금융사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금감원 입장에서는 피감기관과의 이해충돌 우려가 있어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탈퇴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세종 이전 가능성이 지속해서 언급되며 조직 내 긴장감이 높아지자 상급 단체 재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 노조에 가입하면 대응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다. 금감원 노조가 개별적으로 대응할 경우 지방 이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등과 직접 만나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지만, 상급 단체에 가입하면 대면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수개월간 국토부는 한노총 금융노조, 민노총 사무금융노조와 지방 이전과 관련된 논의를 여러 차례 진행해 왔다. 이에 더해 상급 단체에 소속된 다른 노조와 함께 집회 등 공동 대응에도 나설 수 있다.

금감원 노조는 이번 주 이찬진 금감원장을 비롯한 사측에 지방 이전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요구했으나, 확답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정부가 금감원의 지방 이전을 공식적으로 확정하기 전까지는 국토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실제 가입을 위해서는 조합원 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아직 가입 준비에 실제로 나선 것은 아니며, 일부 노조원의 제안에 따라 집행부 차원에서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