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부동산 대출 규제 예외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초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제 예외 적용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를 받지 못한 차주의 구제 여부를 은행이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 예외 판단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입장을 일부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조만간 부동산 대출 규제 예외 기준을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 필요성에 대한 주요 은행의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경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LTV 우대 여부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구체적인 기준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규제가 시행되는 내년 이후 은행들의 운영 현황을 살펴본 뒤 필요할 경우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내년부터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다만 한 번이라도 보유 주택에 주소를 등록한 이력이 있으면 실거주한 것으로 인정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미성년 시절 부모의 사망으로 주택 지분을 일찍 상속 받는 등 부득이한 사유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LTV 70% 우대를 적용받지 못하는 차주에 대해서도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 당국은 구체적인 예외 기준에 대한 판단을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었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을 통해 "은행 여신심사위원회는 2018년부터 만들어진 조직이며, 여신상 위험에 대한 다양한 사안을 판단해왔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하면 된다"며 "필요시에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제공할 수는 있다. 규제 예외 사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은행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위원회는 큰 규모의 대출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고 가계 대출 제도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금융 당국이 부동산 대출 관련 문제로 직접 공격받는 것이 싫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존 대출 심사 방식대로 진행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은 동일하다"면서도 "현장의 생각은 다를 수 있는 만큼 주요 은행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실제 제도 시행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