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대상을 대주주까지 확대하고 재무상태와 사회적 신용, 자금세탁방지 조직·인력 등을 들여다본다. 대주주나 법령준수체계가 변경되는 경우 기존 사후신고 방식에서 30일 전 사전신고 방식으로 전환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13일 가상자산사업자 및 예비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사업자 개정 신고매뉴얼에 대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1월 국회에서 개정된 특금법이 오는 20일 시행되는 데 맞춰 마련됐다. 금융 당국은 개정 법률과 하위 규정인 시행령·감독규정의 내용을 반영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을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업계에 설명했다.
개정 신고매뉴얼에 따라 법률 위반 이력과 재무상태·사회적 신용 요건의 확인 대상은 기존 사업자·대표자·임원에서 대주주까지 확대된다. 개정법상 대주주는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뿐 아니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주주까지 포함한다. 신고서에는 신고 대상이 되는 대주주를 모두 포함해 대주주의 실지명의와 국적, 주식·지분 보유 현황 등을 기재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업자 및 최대주주인 법인의 주주명부 등의 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신고매뉴얼에 새로 도입된 심사 요건별 확인 기준과 방법도 구체화했다. 우선 건전한 재무상태를 심사할 때 부채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예치금 등을 부채총액에서 차감해 계산하도록 했다. 신고서에도 이용자 예치금 등을 차감한 '조정부채 총계'를 별도로 기재해야 한다.
사회적 신용은 사업자와 대주주, 임원·대표자 등 심사 대상별로 확인 항목을 구분한다. 채무불이행 이력과 부실금융기관 해당 여부, 부도에 따른 은행거래 정지 여부, 파산·회생절차 이력, 영업정지 조치 이후 경과기간 등을 각각 확인한다.
조직·인력 요건에서는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이 4명 이상인지 확인한다. 준법감시인의 전문성도 심사한다. 전문교육과정 이수 여부와 자금세탁방지 업무 경력, 관련 자격증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업 형태와 조직 규모, 인력 운용 여건 등을 고려해 겸직을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산설비 요건도 구체화했다. 보안설비와 백업설비 등을 확인하는 한편 고유식별정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전산설비에 한해 국내에 두도록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서버가 국내 리전(region)에 있으면 전산설비를 국내에 둔 것으로 인정한다. 당초 입법예고안에서는 처리하는 정보의 종류와 관계없이 전산설비를 국내에 두도록 했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규제를 완화했다.
심사 방식 자체도 강화된다. 종전에는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체계 등 '법령준수체계' 신고사항을 제출서류를 통해서만 확인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법령준수체계가 신고 불수리 사유에도 포함되는 만큼 금융 당국이 해당 체계의 적정성과 실제 작동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한다. 필요한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해 실제 운영 상황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변경신고 제도도 크게 달라진다. '대주주'와 '법령준수체계'에 관한 변경사항은 기존 '변경 후 14일 이내 사후신고' 방식에서 '변경 30일 전 사전신고'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련 변경사항을 미리 신고해야 한다.
그동안 일부 실무상 혼선이 있었던 변경신고 기한의 기산점도 명확하게 했다. 원칙적으로 '실제 변경일'을 기산점으로 삼되 변경신고 항목별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 사업자가 신고기한 준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상호와 사업장 소재지는 등기부상 변경일, 연락처는 실제 개통·사용 등 이용일을 기준으로 한다.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은 인증서 수령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은 계약 개시일 등을 각각 변경일로 판단한다.
최근 지갑 서비스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비수탁형 지갑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새롭게 정비했다. 가상자산의 보관·관리를 영업으로 하는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다만 개인용 비수탁형 지갑 등 사업자가 개인키에 대한 독점적인 관리 권한을 갖지 않는 경우에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