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088350)에 애큐온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공적 자금을 통해 한화생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이를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공적 자금 회수 시점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서는 안 되는 만큼, 인수 리스크에 대한 사전 점검에 나선 것이다.
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한화생명에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인수 가격, 인수에 따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 가능성 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고 인수 가격을 산정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상장 기업 지분을 인수할 경우 킥스 비율이 얼마나 하락하는지도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이 비율이 하락하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인식된다. 주식 등 위험 자산을 인수하면 킥스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예보에 애큐온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돼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답 이외에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애큐온캐피탈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 인수 우협으로 한화생명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두 기업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거래다.
한화생명은 외환 위기 당시 부실화된 대한생명을 기반으로 재편된 회사다. 예보는 1999년부터 총 3조5500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대한생명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현재는 10% 수준까지 낮췄다.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에 대한 미회수 공적 자금은 약 1조원 수준이다. 이를 전액 회수하려면 주가가 주당 1만1000원대가 돼야 하지만, 현재 주가는 4000원대다.
예보는 예보채상환기금이 청산되는 내년 말까지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예보채상환기금은 외환 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설치한 기금이다. 지분 매각 시점이 1년가량 남은 만큼, 예보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는 사안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은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한 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으며, 연체율은 4.52%로 집계됐다. 최근 저축은행 업권은 건전성이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평균 연체율이 6%대를 기록하는 등 부실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인수 경과를 지켜보면서 확인해야 할 부분에 대해 지속해서 질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