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무주택자 A씨는 지난해 어머니가 별세하면서 주택 지분 10%를 상속받았다. A씨가 전세대출 만기 연장을 신청하자 은행은 "1주택자가 됐다"며 전체 대출금 중 2억원을 상환하라고 했다. A씨는 "주택 한 채도 아니고 팔기도 어려운 지분 10%를 상속받았는데 유주택자로 보는 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사이에 2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주택 소수지분을 상속받았다가 처분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생애 최초 대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은행의 대출 기준이 소득세법 등 다른 법률보다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은 대출 심사 시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확인시스템(HOMS)과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제53조)을 기준으로 주택 소유·지분 이력을 확인한다. 이에 따르면 주택 지분이 단 1%만 있어도 상속 등 이유를 불문하고 대출 시 유주택자로 간주한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공동 상속 주택의 경우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만 소유자로 보고 소수지분자는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종합부동산세도 상속 5년 이내 주택을 제외하고, 지분이 40% 이하이거나 저가(수도권 6억·지방 3억원 이하) 지분은 기한이 없다. 취득세도 상속 주택은 5년간 주택 수에 넣지 않는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는 대출 여부 및 한도가 크게 다르다. 전세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만기가 짧은데, 무주택자는 별다른 규제가 없지만 1주택자는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된다. 4억원 전세대출을 이용하다 주택 지분을 상속 받으면 만기 때 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무주택자는 최대 6억원 한도로 집값 및 대출 상환 여력에 따라 한도가 달라지지만, 상속으로 소수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이 지분을 팔아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 소수지분은 가족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처분이 쉽지 않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담보인정비율(LTV) 80%(대출액 최대 6억원, 규제지역은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 등 완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당국은 상속 받은 주택 소수지분을 처분한 경우 주택 소유 이력을 없애 생애최초 대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